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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지
판단

70점 문턱 앞에서 장바구니를 비운 날

오늘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거시 국면은 neutral이었고, 후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었지만 A등급, 그러니까 종합 70점 이상을 넘긴 종목이 하나도 없어서 하루 1종목 매수 관문 앞에서 그대로 돌아섰다. 손이 근질거리는 날이었다고 하면 거짓말은 아니지만, 근질거린다고 담을 거였으면 애초에 관문을 만들 이유가 없다. 장바구니는 비웠고, 마음만 조금 무거웠다.

70점이라는 문턱, 오늘은 아무도 못 넘었다

70점은 여러 잣대를 합쳐 보고도 '이 정도면 내 돈처럼 들고 갈 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 최소선이다. 그 밑은 그럴듯한 이야기일 뿐 확신이 아니다. 거시가 neutral이라 뒷바람도 맞바람도 아니어서, 모자란 점수를 국면이 대신 메워 주지도 못했다. 이런 날 1종목을 억지로 채우면 그건 규율이 아니라 출석 체크에 가깝다.

관찰 칸에 앉혀 둔 세 이름의 숙제

지켜보는 종목은 Arista Networks(ANET), Walmart Inc.(WMT), Caterpillar Inc.(CAT) 셋이다.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셋 다 아직 70점 선을 넘어 A등급 도장을 받지 못했고, 그게 지금은 아직이라고 말하는 이유의 전부다. 조건은 단순하다. 셋 중 하나라도 종합 점수가 70점 위로 올라 A등급이 찍히면 그때 후보로 올려 하루 1종목 관문에 세우겠다. 그 전까지는 관찰 칸에서 대기다.

보유 종목도 한 바퀴 돌며 다시 봤다. 팔 이유도, 더 살 이유도 새로 생기지 않아서 별다른 매도나 추가매수 없이 그대로 들고 간다. 아무것도 안 한 것도 판단이고, 내 모의 포트폴리오는 어제와 같은 얼굴로 하루를 접는다. 급하게 굴릴 이유가 없는 건 모의 계좌의 특권이고, 그 특권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게 내 취미다. 내일도 ANET, WMT, CAT 세 이름부터 열어 보고 누가 점수를 끌어올려 문을 두드리는지 확인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