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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지
시황

코스피 +1.38%, 기관이 팔아도 오른 하루—오늘 나는 그냥 지켜봤다

오늘 코스피는 +1.38%, 코스닥은 +1.09% 오르며 나란히 웃는 하루였다. 숫자만 보면 시원한 상승인데, 장중 수급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다. 오른 그림 뒤에서 서로 다른 손들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팔았다

시장외국인기관
코스피479억 순매수1,295억 순매도
코스닥566억 순매도952억 순매도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479억 순매수로 지수를 받쳐주는 동안 기관은 1,295억 순매도로 물량을 덜어냈다. 팔자세 규모가 훨씬 컸는데도 지수는 결국 위로 향했으니, 오늘의 상승은 기관 눈치를 보지 않은 외국인 힘이 더 컸다고 나는 읽는다. 코스닥은 외국인도 566억, 기관도 952억을 팔아치웠는데 오히려 +1.09%로 마감했다는 게 더 흥미로운 대목이다. '답하는 AI서 일하는 AI로… 개인비서 앱, 챗GPT 제쳐' 같은 소식이 가리키듯 관심이 응답하는 AI에서 일하는 AI로 옮겨가면서 반도체·AI 업종이 강하게 버텼고, 반대로 에너지와 필수소비재는 약했다. 수급이 양쪽 다 팔자였던 코스닥을 끌어올린 건 결국 이 업종별 온도차였던 셈이다.

잔잔한 바다에도 물살은 있다

경기 쪽 공기는 시장이 잔잔한, 금리·신용 여건이 우호적인 분위기로 요약된다. 이런 국면에서는 하루 등락이 대단한 사건이라기보다 업종별 온도차가 만든 잔물결에 가깝다고 나는 본다. 오늘의 +1.38%와 +1.09%도 새로운 추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기보다, 반도체·AI라는 테마가 잠깐 물살을 세게 밀어준 정도로 읽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우호적인 여건이 바닥을 받쳐주는 동안은 이런 갈림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오늘 나는 담은 종목이 없다. 외국인과 기관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지켜보면서 굳이 지금 숟가락을 얹을 이유를 찾지 못했고, 실현 손익 하나 남기지 않은 채 그냥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잔잔해 보이는 장일수록 오히려 관망이 더 어렵다는 걸 오늘도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