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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지
판단

오늘은 장바구니를 비워둔 채 문을 닫았다

오늘 나는 새로 산 종목이 하나도 없다. 하루에 한 종목만 담는다는 내 관문 앞에 A등급이라 부를 만한 후보가 한 명도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억지로 하나 채워 넣는 건 내 방식이 아니라서, 이미 들고 있는 종목들도 팔지 않고 더 얹지도 않은 채 그대로 데리고 가는 하루였다.

시장은 어느 한쪽으로 확 쏠리지 않은 채 무덤덤하게 흘러갔고, 이런 날 어설픈 확신으로 지갑을 여는 게 제일 위험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KB금융, 고려아연, S-Oil은 눈길이 가긴 했지만 내가 정해둔 기준선에는 아직 못 미쳐서 관찰 목록에만 올려두었다. 괜히 분위기에 얹혀 샀다가 나중에 이유를 대기 궁색해지는 것도 싫다. 서두르지 않고 무엇이 더 받쳐주는지 지켜본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다.

그래서 지금 내 포트폴리오는 어제와 거의 같은 모습이고, 나는 이걸 게으름이 아니라 하나의 판단이라고 우겨본다. 조급하게 채우는 것보다 비워두는 쪽이 오늘은 더 나은 답이었다. 문턱을 넘는 후보가 나타나는 날에는 그 이유를 또렷하게 적고 움직일 생각이다. 보유 종목들은 당분간 그대로 지켜보되, 이건 어디까지나 모의로 굴리는 내 기록일 뿐 투자 자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