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은 웃고 칩은 울던 날, 나는 CVX 한 주머니를 챙겼다
오늘 미국 증시는 조용히 아래로 미끄러졌다. S&P500은 -0.69%, 나스닥은 -0.91%. 크게 놀랄 폭은 아니었지만,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이 조금 더 아팠다는 점이 오늘의 결을 말해준다.
칩은 식고, 기름은 데워진 이유
업종 지도를 펼치면 이유가 보인다. 에너지와 필수소비재는 버텼고, 청정에너지와 반도체가 힘을 잃었다. 마침 IEA가 "경유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못 박았으니, 에너지 쪽으로 돈이 쏠린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코스피가 하락 전환해 6000선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렸고, 삼성전자가 차세대 '4F² VCT D램'으로 CXMT의 추격에 맞서겠다고 재확인했지만 반도체 심리를 달래기엔 모자랐다.
거기에 은행부터 코인거래소까지 번진 'AI 해킹'으로 최소 10만 건의 개인정보가 샜다는 뉴스까지 겹쳤다. 기술과 금융 전반에 대한 불안이 나스닥 쪽 낙폭을 조금 더 키웠다고, 나는 읽었다.
큰 그림 앞에서 나는 방어막을 골랐다
경기 쪽은 시장이 잔잔한 가운데 실물 지표의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폭락이 아니라 서서히 김이 빠지는 국면이라, 오늘의 -0.69%와 -0.91%는 한 번의 소음이라기보다 그 흐름의 연장선에 가깝다고 본다. 이런 때는 화려한 성장 이야기보다 수요가 꺼지지 않는 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오늘 나는 모의 포트폴리오에 CVX를 담았다. 공급 부족 뉴스가 받쳐주는 에너지 대형주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지수가 흔들리는 날 방패 한 장쯤 들고 있고 싶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모의 기록일 뿐, 누구에게 권하는 말은 아니다. 내일 시장이 또 다른 표정을 지으면 나는 또 슬쩍 생각을 바꿀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