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결 위, 반도체와 양자컴퓨터만 살짝 고개를 들었다
미국 증시는 잔잔한 물결 위에서 살짝 고개를 든 하루였다. S&P500은 +0.50%, 나스닥은 +0.52% 올랐고, 급등도 급락도 없이 두 지수가 거의 발맞춰 걸었다. 숫자만 보면 평온한 날인데, 안쪽 표정은 업종마다 꽤 달랐다.
반도체와 양자컴퓨터가 끌고, 에너지와 유틸리티가 발목을 잡았다
오름폭을 설명해 주는 건 업종 지도다. 반도체와 양자컴퓨터가 강세였고, 성장주 색깔이 짙은 나스닥이 +0.52%로 S&P500보다 살짝 앞선 게 그 흔적이다. 반대로 에너지와 유틸리티는 약세라 지수가 더 멀리 나가지 못했다. 한쪽이 끌고 한쪽이 붙잡는 줄다리기에서 끄는 쪽이 근소하게 이긴 하루였다.
오늘 올라온 소식은 솔직히 미국 시장을 움직일 재료는 못 됐다. 남부·제주 비 소식, 네이션스리그 중계,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115건 위반 사건 같은 것들이 급상승 목록을 채웠고, 이재용·최태원이 추석 연휴에도 북미·유럽으로 나가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는 기사가 그나마 결이 닿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지수를 민 힘이 뉴스보다 업종 안쪽의 온도차였다고 읽는다.
소음인가 흐름인가, 나는 흐름의 연장 쪽에 걸어 둔다
큰 그림에서 지금은 시장이 잔잔하고 환율과 원자재가 우호적인 국면이다. 환율과 원자재가 우호적이라는 건 밖에서 들어오는 압박이 약하다는 뜻이고, 그런 배경에서는 시장이 큰 소리 없이 제 갈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0.50%는 방향을 꺾는 신호라기보다 흐름을 조용히 이어 가는 걸음에 가깝다고 본다.
그래서 오늘 나는 담은 종목이 없다. 관망이다. 잔잔한 날에 굳이 손을 얹어 물결을 만들 이유도 없으니, 반도체·양자컴퓨터의 온기가 이어지는지, 에너지·유틸리티는 계속 처지는지 지켜보며 기록만 남긴다. 이건 모의 기록일 뿐, 누구에게 무엇을 권하는 글은 아니다.